오늘 인터넷에0 LG 전자가 소프트웨어 통합센터를 구축한다는 것이 주요 IT 기사로 올라왔다. 경기도 평택에 수천명의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인력을 모아서 사업본부별로 소프트웨어 개발 지원하는 것을 통합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에 걸맞게 대대적으로 소프트웨어 조직을 새롭게 신설하거나 정비하여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고 한다. LG 전자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지 않는 법. 그리고, 뭐 그다지 새로운 내용도 없는 상투적인 기사다.
고위층이 바뀌면서 상당 부분 예측된 부분이지만 이런 접근 방식은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히 있을 것 같다.
첫째, 근무 위치.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평택이라는 지리적 위치가 아마 기존 인력의 이탈을 불러 올 것이고 새로운 인력을 수급하는데 문제가 있을 것이다. 직장인들의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아마 근무처가 아닐까? 대체로 강남에서 1시간 내외의 거리에 있는 곳에 사무실이 있기를 바랄 것이다. 대체로 삼성 계열사가 수원 또는 기흥이 마지노선이 아닐까? 그런데, 더 먼 평택이라니? LG라는 Brand로 커버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다소 먼 거리가 아닐까 한다.
둘째, 서울 접근성. 근무 위치와 비슷한 의미이지만 협업 차원에서의 문제점이다. 소프트웨어는 한 회사에서 모든 것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발에 필요한 툴도 사야되고, 자체 내에서 없는 기술을 수급하기 위해서는 외부에 용역을 줘야하고... 또, 새로운 기술을 파악하기 위해 서울에서 열리는 각종 컨퍼런스도 참가 해야하고.. 회사가 강남에 있다는 이 모든 것이 쉬워진다. 지하철타고 1~20분이면 서로 만나 합의점을 찾을 수 있고, 컨퍼런스 갔다가 오후에 들어와 잔무를 처리하고.. 한때 벤쳐들이 테헤란로에 몰려있었던 것이 다 이런 장점을 십분활용하기 위함이 아니었던다.
세째,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소프트웨어 개발팀이 사업본부별로 있던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각 사업본부별로 도메인이 다르고,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다르니까 통합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물론 요즘은 DTV나 휴대폰의 하드웨어 성능을 따져보면 소위말하는 스펙이 별반차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많은 전자 기기들이 더 많은 기능들을 담고 있어 기기간의 소프트웨어의 유사성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부분을 전사적으로 통합해서 개발 관리하고, 어떤 부분을 사업본부별로 특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피 터지는 고민이 실행된다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네째, 어떻게 성과를 측정할 것인가? 소프트웨어 개발팀이 사업본부에서 떨어져 나올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소프트웨어 개발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보상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역설하지만, 아무도 얼마나 중요한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Microsoft나 Google과 같은 회사의 그들이 판매하는 소프트웨어 매출로 소프트웨어 개발의 중요성을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하드웨어 개발에서 출발한 회사들은 소프트웨어는 아직도 공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기존 리모컨 의 기능은 그대로 두고 버튼 10개를 줄이면 제품당 단가를 100원 절약할 수 있고 리모컨이 들어가는 제품이 연간 100만대 판매된다고 하자. 그러면, 연간 1억원을 절약할 수 있으니 버튼을 줄이자고 한다. 그러면, 어떻게 줄일 것이냐? 소프트웨어로 처리하면되지 라는 말이 서슴없이 나온다. 그러나, 잘 따져보면 소프트웨로로 그 기능을 구현하는 것 역시 1억 가까운 돈이 들어 갈 것이다. 기존 소프트웨어 바꿔야지 바꾼 소프트웨어 테스트해야지.. 버튼 있는 버젼과 없는 버젼 나누어서 관리해야지.. 3명이서 3개월동안 이 일에 매달린다고 하면, 거의 1억쓰는 것과 별반 다름 없는 것이다.
아직도 같은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팀이 을의 위치이고, 적절한 평가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통합 소프트웨어 조직은 일은 다른 조직과 같이 죽어라고하고 보상은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될 것이고, 이는 조직의 사기 저하와 직결될 것이다.
한국 전자 산업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 전자가 효과적이고 품질에서 인정받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많이 고심하고 선도주자로써 노력을 많이하고 있지만, 좀 더 소프트웨어에 의한, 소프트웨어를 위한 사고로 전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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