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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8일 목요일

근조 그리고 노란 종이 비행기

장례식. 2009년 5월 28일 오후 3시. 한국시간 2009년 5월 29일 오전 5시.

어떤 종교를 믿던 어떤 문화권에 살더라도 장례식이란 고인과의 마지막임을 고하기에 무엇보다도 엄숙하고 경건하게 치러지게 된다. 이러한 엄숙과 경건에 어울리는 색깔은 아마도 흰색과 검은색이 아닐까?
혹은 다른 민족에 따라 다른 색깔일 수도 이겠지만, 최소한 우리 민족, 한민족은 흰색, 검은색, 아님 삼베의 엷은 노락색정도가 장례식에서 볼 수 있는 색깔이었다.

그런데, 이런 우리 민족의 장례식에 새로운 색깔이 등장했다. 노랑색.
노무현 전대통령의 발인식에 노랑 종이 비행기가 그의 지지자들에 의해 날라다녔다. 그가 가는 차갑고 외로운 길이 외롭지 않고 따뜻할 수 있도록 그를 지지했던 이들의 염원과 안타까움이 담겨져 그를 배웅하였다. 그와 함께 등장한 노랑색은 전혀 새로운 색이었다. 파랑색도 빨강색도 아닌 노랑색. 많은 이들에게 나를 포함하여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그의 집권과 퇴임. 그리고 죽음.
그의 집권시의 많은 잡음들과 충돌들. 다소 생소하였던 그 당시의 삐걱거림은 그 이전의 정권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지만 서민의 삶에 찌들인 우리들은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그의 퇴임과 죽음 앞에서 깨닫게 된 것은 아닌지!

누가 그를 죽였나가 묻는다면, 내 자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 인기몰이에 편승한 표 몰아주기. 내가 행사한 그 한 표가 그의 인생을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까?

그의 가는 길은 관용과 인내를 의미하는 노랑색이 함께한다.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이 관용과 인내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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