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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2일 토요일

신공항 백지화 - 잘한 결정 아닌가?

한국에는, 특히 영남권은 지금 신공항 백지화로 들썩이고 있다.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선다는 이야기는 벌써 20년전부터 흘러 나온 해묵은 이야기다. 만약 20년전에 밀양에서 신공항을 건설하여 지금쯤 개항을 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인천공항만큼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까? 이번 백지화 결정을 보면서 어느 지역에 들어서던 신공항이 정말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 결론을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신공항 건설이 별로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백지화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우리 사회를 시끄럽게 만드는 것은 정부가 정당성과 평가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설득하고자 하는 진심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정치적인 측면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너무나 많은 이해 관계자 존재하니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만....아님 정말 뭔가를 숨기는 것인가?

내가 신공항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이나 연간 이용자가 백지화할만큼 적지도 않고 신공항을 만들만큼 많지고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현재 Infra를 잘 활용하면 대규모 투자없이 국민들의 추가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예를 보자. 미국에는 52개 주(?)가 있고 주 하나가 남한 크기정도가 된다고 보더라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작년 2010년 인천 공항 연간 이용객이 3000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러면, 미국에서 연간 이용객이 3000만명이 넘는 공항이 몇개나 될까? Wikipedia에서 찾아보니 달랑 2곳뿐이다. Georgia주의 Atlanta 공항과 Illinois 주의 Chicago ORD 공항. Atlanta 공항은 Delta Airline의 Hub 공항이고 Chicago ORD 공항은 United Airline의 Hub 공항이다. United Airline은 전세계 1위 항공 회사고 Delta Airline은 3위다.

그러면 반쯤 줄인 연간 이용객이 1500만명 이상인 공항은 3000만명 이상인 도시를 포함하여 15개 주에 걸쳐18개 공항이 있다. 연간 이용객이 1500만명 이상인 공항을 2개 이상인 곳은 California의 Los Angeles와 San Francisco, Florida의 Miami와 Orlando, Texas의 Dallas-Fort Worth와 Houston이다. Florida의 Orlando는 Disney World, Universal Studio, 그리고 Sea World 등으로 유명한 관광과 Business 도시이고, Miami 중남미로 가는 Hub 공항이다. California의 Los Angeles와 San Francisco는 굳이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Texas의 Houston은 Major 항공사인 Continental Airlines의 Hub 공항이고, Dallas-Fort Worth는 또 다른 Major 항공사인 American Airlines의 Hub 공항이다. 다음은 주요 Major 항공사에서 운영하는 Hub 공항 List이다.

○ 아메리칸(American) 항공 : 달라스, 뉴욕, LA, 시카고
○ 델타(Delta) 항공 : 신시내티, 애틀랜타, 솔트 레이크 시티
○ 노스웨스트(Northwest) 항공 : 디트로이드, 미네아폴리스, 멤피스
○ 유나이티드(United) 항공 : 시카고, 덴버, 샌프랜시스코, 워싱턴

대체로 미국을 드나드는 International Airline이나 미국 내 중소 규모의 도시에서 다은 도시로 가고자 할 때는 거의 이중 하나의 공항을 거쳐간다고 보더라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인천공항이 2010년 연간 3000만명 이용하였고, 신공항이 그 중 3분의1을 담당한다고 가정하자. 미국 공항에서 연간 이용객이 1000만명 이상인 공항을 2개이상 가진 주를 찾아보더라도, 위에서 본 연간 이용객 1500만명 이상의 공항 2개를 가진 주에다 New York의 JFK 공항과 LaGuardia 공항이 하나 더 추가 된다.

지리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New York의 JFK 공항과 LaGuardia 공항을 제외하면 다른 주의 있는 2개의 공항들은 이동 거리가 자동차서울서 대구정도 거리인 최소 4시간정도 (Miami에서 Orlando), 최대 7시간 (San Francisco에서 Los Angeles) 소요되며 자동차 운전 그리고 비행기 이용말고는 별 다른 대체 이동 교통수단이 없다.

그러면, 다시 신ㄴ공항 문제로 돌아와서, 과연 신공항이 완공될 쯤이면 우리나라 항공 산업이 미국과 같이 발전해 있을 수 있을까? 과연 영남권의 인구와 경제가 연간 1000만명의 공항 이용객을 발생시킬 수 있을까? 인천 공항만큼 다양한 항공편이 준비될 수 있을까?

2011년 4월 1일자 Wikipedia(http://ko.wikipedia.org/wiki/%EA%B7%9C%EB%AA%A8%EB%B3%84_%ED%95%AD%EA%B3%B5%EC%82%AC_%EB%AA%A9%EB%A1%9D)에 있는 내용으로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세계 10대 항공사에 끼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대한항공은 아시아권 승객 운송 순위 6위에 올라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세계 10대 항공사에 들어간다면 또 문제는 달라지겠지만, Oil Money를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동걔 항공회사의 발전을 보거나, 무리한 확장으로 파산으로 치달은 미국 Major 항공사들을 볼 때, 매우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20년이 지나더라도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항공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고 보는 또 다른 측면은 노인 인구가 증가와 중산층이 얇아지고 일자리가 점점 없어져가는 (특히나 비수도권에서) 한국의 현실이다. (슬픈 예측이지만, 이 부분에 대한 나의 예측이 틀리기를 강하게 바란다.) 1980년대부터 제조업에서 탈한국을 가속화하였다. 제조업체는 인건비가 비싸 외국으로 설비를 이전하고, 국내 노동자는 일자리가 없어 실업자가 되고... 노동력은 많은데 쓸만한 인력은 없고.... 대학 졸업장을 가진 내가 별 이름없는 중소기업에서 박봉에 시달리며 고생하기는 싫고... 특히나 금강 이남에서는 일자리 구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영남권이 주요 도시들을 보자. 울산은 현대가 먹여 살리고 있으니 그럭저럭 명맥은 유지할 것이고...
부산 그 많던 신발 공장과 섬유 공장이 문닫은지 10여년이 다 되어가고, 그나마 항구 산업으로 먹고 살던 것이 중국 신항만 개항으로 점점 어려워져 가고 있다. 대구 역시 마찬가지다. 사과와 미인의 도시라는 옛 명치은 사라진 것은 오래전 일이고, 섬유 산업도 부산과 마찬가지로 접은지 오래되었다.도대체 이 동네 사람들은 뭘해서 먹고 사는지 심히 궁금하다. 가까이 있는 구미 산업단지 때문인지, 잘 키운 자식들이 수도권으로 진출해서 매달 꼬박꼬박 생활비를 부쳐줘서 살고 있는지... 포항은 울산의 햔대처럼은 아니지만, 포항제철이 그나마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고... 마산/창원은 국방산업과 중공업이 있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현존하는 도시 규모가 적어지거나 Slum화 될 가능성은 크지만 성장한다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것이 영남 지역뿐만아니라 금강 이남지역의 공통된 현실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다양한 항공편에서도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한 Hub 공항에 많은 항공사가 취항할 경우 소비자의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 만약, 신공항에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중에 한 회사에게 Hub 공항으로 사용하라고 요청한다면 과연 두 항공사 중 하나라도 선뜻 승락할까? 외국 항공사에 신공항에 취항하도록 어떻게 정책적으로 유도할 수 있을까? 항공사들은 고객 만족을 통해 최대 이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이다. 따라서, 아무리 많은 당근을 제시하더라도 지속적인 이익 창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취항을 하지 않을 것이 뻔하다.

그러면, 기존 틀에서 신공항을 대체할 방안은 무엇일까?
인천 공항은 확장한다고 하니 화물/승객 처리 능력은 늘어날 것이니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금강 이남 지역민들이 어떻게 편안하고 저렴하게 인천공항을 이용하게 유도할 수 있을까?

첫번째, 지방 공항과 인천 공항공항간의 연결편 확충이 필요하다. KTX가 개통되면서, 인천/서울과 영남권 주요 도시들간의 항공 연계는 거의 없어진 것과 마찬가지이다. 2011년 4월 1일자 인천공항 운항계획을 보니 인청<->부산 구간만 아침에 1편, 저녁에 1편정도 운항하고 다른 지역은 운항정보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인천 공항을 통해 국제선을 이용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고 그만큼 불편함도 늘어나게 된다. 적어도 하루에 3편, 이른 아침, 점심 시간 전후, 그리고, 저녁 무렵 비행편이 있다면 적어도 신공항 효과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윤을 츄규하는 기업 입장에서 적자 보는 것을 뻔한 구간을 누가 운항할 것인가? 굳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 항공사가 운항할 필요가 없이, 저가 항공사 두 곳을 선정하여 영남권과 호남권을 양분하여 각 지역을 독점적으로 운행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선정된 저가 항공사들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제휴하여 승객과 화물을 일괄처리하도록 하고...

두번째 방안은, 대중 교통수단 연계 방안이다. 특히 KTX.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단점을 제외하곤 인천공항과연계하는데 별 문제가 없어보인다. 그러나, 집에서 KTX 역사로 이동하는 것과 서울역에서 인천공항사이를 이동하는 불편을 제거하지 않는 이상 계속 인천공항 이용객의 불만은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많은 불만 사항이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불만은 가방이다. 국제선을 이용할 경우 최소 가방 2개는 준비한다. 그런데, 이걸 끌고 들고하면서 KTX을 이용한다는 것은 상상만 하더라고 정말 짜쯩나는 일이다. 특히나, 무더운 여름에 이렇게 이동한다면, 여행을 가기도 전에 또는 여행갔다와서 피곤한 몸이 더 피곤하고 지티게 될 것이다. 만약, 서울 도심공항터미날처럼, KTX 역에 공항 Check-In Counter가 있다거나, 아니면 최소한 KTX역에서 짐을 부치면 인천공항에서 짐을 찾아 Check-In할 수 있다면, 편하게 KTX를 이용하여 영남권에서 인천공항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열차의 AmTrak의 경우 마치 비행기 탑승하는 것과 같이 Baggage Claim하는 곳을 만들어 객실에는 간단한 소지품을 넣은 가방만 들고가고, 큰 가방들은 별도로 실어 운송하도록 되어있다. 이런 시스템을 KTX와 인천공항간에 구축한다면 버스보다는 빠르게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어 좋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신공항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그리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현 교통/이동 체계를 개선하지 않고 인천공항만을 유지한다는 것은 금강 이남 지역민들에게 비용이나 시간적인 측면에서 많은 고통을 부과하게 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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